▲ 김가람이 16일 인천 서구의 인천체고에서 다리를 손으로 잡고 공을 등에 둔 채 회전하는 백밸런스를 익히고 있다. 김선규 기자 |
- 14세에 태극마크 단 리듬체조 꿈나무 김가람
보이그룹 NCT·드라마 좋아하는
딱~ 16세 소녀다운 시크한 성격
“빵 먹으면 힘 솟아”…별명 ‘빵순이’
올림픽티켓 걸린 올 亞선수권 출전
코치 “첫 시니어무대 적응에 초점
5종목 고루 잘해 세계정상 잠재력”
가정 형편 어려워 온가족 뒷바라지
아마종목으론 드물게 후원회 생겨
16세 국가대표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김가람(사진)은 중2이던 2019년 중·고 전국리듬체조대회 개인 종합 1위,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 중등부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김가람의 적수는 없었다. 김가람은 2019년 세계리듬체조주니어선수권 로프 종목에서 결선에 진출, 8위를 차지했다. 로프 종목 결선에 오른 유일한 동아시아 선수. 2019년 김가람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설 연휴 휴가로 진천선수촌을 잠시 나온 김가람을 16일 인천체고에서 만났다. 김가람은 다음 달 인천체고에 입학한다. 김가람은 “진천선수촌에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오전 훈련을 하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오전에는 몸풀기 위주, 오후에는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데 대표팀 막내라서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이 이것저것 자상하게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김가람은 “턴 동작에 특히 자신이 있다”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돌고 남들 2번 뛸 때 3∼4번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람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리듬체조에 입문했다. ‘꼬맹이’ 시절 재미로 발레를 시작했는데, 발레 교사가 유연성이 탁월하고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면서 리듬체조를 추천했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초등학교 리듬체조 선수 모집 공고를 보고 손녀와 딸에게 기별했고, 오디션을 거쳐 리듬체조와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김가람을 지도하고 있는 손민희(38) 코치는 “김가람은 모든 세부종목을 다 잘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리듬체조는 로프, 후프, 곤봉, 볼, 리본으로 나뉜다. 손 코치는 “가람이는 몸놀림이 빠르고 정확하다”면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서 지금처럼 꾸준히 훈련한다면 세계정상급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신수지, 손연재의 뒤를 이을 기대주 김가람은 올해 시니어무대에 데뷔한다. 오는 5∼6월에 개최 예정인 아시아선수권이 김가람의 타깃. 리듬체조는 고교 이후부터 시니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엔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손 코치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첫 시니어국제대회인 만큼 무난하게 적응하는 데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면서 “아직은 어리고 성장 중이지만,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 가람이가 전성기인 대학 1학년이 되기에 멀리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지만, 사춘기 소녀. CD로 가려질 만큼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렷하다. 훈련이 고되지만, 김가람은 보이그룹 NCT를 보고 들으면서 ‘보상’을 받는다. 뷔페식인 진천선수촌에서 가장 즐겨 먹는 건 빵. 그래서 ‘빵순이’로 불린다. 김가람은 “너무나도 멋진 NCT 오빠들이 위안을 주고, TV 드라마는 피로를 씻게 해준다”면서 “빵을 먹으면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리듬체조는 그런데 지출이 무척 많다. 전지훈련을 떠나려면 수천만 원이 필요하다. 2019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 모스크바의 학교에서 오라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훈련비가 월 3000만 원 이상이기에 포기했다. 옷은 매년 4벌을 마련해야 하는데 벌당 150만∼200만 원. 본을 떠와 직접 만들면 70만 원 전후. 그래서 동생이 옷에 그림을 그리고, 어머니가 밤을 새우면서 보석을 달며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고교에 진학하는 올해엔 2벌만 만들었다. 특히 외할머니는 건물 청소 등 막노동을 하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최근 김가람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등장했다. 리듬체조, 아니 아마추어 종목에선 찾아볼 수 없는 후원회가 생겼다. 변도식 김가람선수후원회장은 “김가람의 재능과 열정, 밝은 미래를 위해 경제적 안정성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장차 국제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할 김가람을 지원할 후원회를 조직했고, 김가람의 후원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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