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발발하자 각국은 앞다퉈 '재난 지원금'을 각 가정에 뿌렸다. 급속히 움츠러든 소비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미국은 지난 3월 2조2000억 달러(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마련해 현금을 나눠줬다. 연 소득 7만5000달러 이하 성인에게 최대 1200달러(147만원)짜리 수표를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립스틱 대신 눈 화장...소비행태도 변화
미국인들은 이 돈으로 뭘 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선 최근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집 인테리어를 바꾸는 게 유행이다. 큰맘 먹고 수영장을 설치하거나 자쿠지(욕조)를 들이기도 한다.
그 덕에 6월 첫째 주 미국의 주택 개조·소매업 분야는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가구 구매도 같은 기간 6% 늘었다. 반면 의류(-28%)·장신구(-39%) 소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옷보다는 집안 꾸미기에 돈을 썼다는 얘기다.
WSJ은 최근 인테리어에 8000달러를 썼다는 리처드 허드넷을 인터뷰했다. 허드넷 부부는 타일을 다시 깔고 딸 침대방도 새롭게 꾸몄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캐시 메이스너는 자녀들을 위해 집에 수영장을 만들었다. 공공 수영장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다. 수영장 건설사인 미션 풀스에 따르면 올해 4~5월 수영장을 짓겠다는 요청이 전년동기 대비 40% 늘었다. 업체 측은 "숙련된 업자를 구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내 집이 곧 사무실...의자·책상 구매 증가
영국의 경우 지난 3월 120억 파운드(18조3000억원)의 자금을 코로나 긴급 경제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선 '홈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재택근무로 집과 사무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에선 올해 '사무실 의자', '컴퓨터 책상' 등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첫째 주 책상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의자는 91% 늘었다.
눈 화장 뜨고 입 화장 진다
집을 '나만의 성전'처럼 만들기 위한 아이템으로는 촛불이 있다. 영국에서 1~5월 향초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촛대 판매는 43% 증가했다. 기분 전환을 도와주는 방향제는 4~5월 전년동기 대비 220% 판매가 늘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의 립스틱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2.2% 줄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중국에서 아이라이너 등 눈화장을 위한 제품 판매는 40%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에서 긴급 재난지원금은 음식점·마트·식료품 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긴급 재난지원금 전체 사용액(5조6763억원) 중에서 대중음식점이 1조4042억원, 마트·식료품점이 1조3722억원을 기록했다.
서유진 기자·김지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June 19,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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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뭐 했나···韓은 소고기 사먹고 美는 풀장 지었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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