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아 부상 이탈 뒤 공수 맹활약, 공백 메워
리그 서브 1위…상대 수비 흔드는 일등공신
흥국생명의 김미연이 강력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부상.’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김미연(27·레프트)에게 부상은 올 시즌 자신의 키워드나 다름없다. 지난해 8월 열린 코보컵 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 뒤꿈치 부상을 당해 제대로 훈련을 뛰지 못했던 김미연은 결국 코보컵 출전이 무산됐다. 거포 김연경의 복귀로 인해 레프트 자리 경쟁이 치열한 도중에 당한 불상사였다. 하지만 또 다른 ‘부상’이 그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다. 바로 흥국생명의 전 외국인 라이트 공격수
루시아 프레스코의 부상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중 어깨 부상을 당한 루시아의 이탈로 생긴 라이트 자리에 김미연이 ‘조커’로 투입된 것. 라이트로 포지션으로 이동한 김미연은 공수에서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세트당 평균 0.32개로 리그 서브 1위를 달리는 그는 특유의 변화무쌍한 서브로 상대 팀의 리시브 범실을 끌어내며 흥국생명 ‘공격의 시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일 김미연은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루시아의 부상으로 인해 책임감을 느끼며 경기를 해왔다.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쁘다”면서 “최근 서브 때리는 감이 좋아 상대 팀 수비를 흔들기도 하고, 리시브에 가담하면서 김연경과 이재영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연은 1월31일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 출전해 팀 내 4번째로 많은 8득점을 올렸다. 팀은 비록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긴 했으나 가로막기(2득점), 서브(2득점), 리시브효율(42.86%) 등 공수 모든 분야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흥국생명이 리그 1위를 굳히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4라운드 전승에는 김미연의 공이 컸다. 불화설 등이 겹쳐 뒤숭숭한 팀 분위기 속에서 전 주장다운 안정적인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다. 김미연은 4라운드 동안 42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재영(134점)·김연경(97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순위다. 디그도 김연경(83개), 이다영(65개) 다음으로 높은 61개다. 리베로 도수빈(57개)보다 디그를 많이 했다. 팬들이 “루시아보다 낫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미연의 활약은 상대 팀에겐 김연경·이재영 외에 막아야 할 공격수가 한명 더 생긴 셈이다. 그만큼 흥국생명은 공격 루트를 다변화할 수 있었다. 새로 수혈한
새 외국인 공격수 브루나 모라이스(21)가 현재 팀 적응 중이라 한동안 김미연의 활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미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미연이 본인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김미연과 브루나 두 선수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미연은 “흥국생명은 강점이 분명히 있는 팀이다. 하지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외부의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며 “올 시즌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상으로 시작하며 다소 암울해 보였던 올 시즌, 김미연은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리그를 질주하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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