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처럼 우리 국민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가족과 먹고 나누는 데 사용한 듯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의 약 60%가 먹거리 구입에 사용됐으며,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늘어난 소비량에 고깃값도 일 년 사이 돼지고기 14.3%, 국산 소고기 9.8%씩 오른 것으로 통계청 7월 소비가물가동향에서 조사됐다.
장바구니 물가 체감에 큰 영향을 주는 농축산물은 공산품에 비해 저장 기간이 짧고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가격 변동이 심하다. 여름 캠핑, 나들이 철엔 수요 증가로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기도 하고, 돼지열병 같은 질병 발생 시 공급 감소로 고깃값이 갑자기 오르기도 한다. 반면 생산을 늘리려면 소는 3년, 돼지는 1년, 닭은 6개월이 걸린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시차를 두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거미집 이론’으로 설명한다. 상황에 따라 수요는 즉각 반응하지만, 공급 조절에는 시간이 걸려 균형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요공급곡선 상에서 마치 거미집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거미집의 균형점을 빠르게 찾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물가뿐만 아니라 생산량 동향 조사에 기반을 둔 농축산물 정책 수립이 중요하다. 통계청이 농축산물 관련 통계를 시의성 있게 조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돼지 농가들이 전체 생산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제히 사육 두수를 늘리면 출하시점이 됐을 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제값’을 못 받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힘들고 지칠 때 삼겹살에 소주 한 잔으로 위로받고, 가족 친구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즐거움을 나눈다.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면 이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나눌 기회가 줄어들게 될지도 모른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합리적 행복이 돌아가려면 미래 예측력을 높일 신뢰도 높은 통계 자료는 필수다.
다음 달 1일부터 가축동향조사가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이번 여름의 장마는 최장, 최다, 최악으로 기록되며 가축사육 농가에도 큰 피해를 줬다. 가축을 잃은 농민들의 슬픔이 더 큰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통계조사에 만전을 기하겠다.
August 24,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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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세상읽기]삼겹살, 금겹살 그리고 통계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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