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양식 폐해 막으려 줄기세포처럼 새우 세포 떼어내 배양 시도


지구상의 이 많은 사람을 무엇으로 어떻게 먹일 것인가는 10년, 아니 어쩌면 5년 내 인류가 새롭게 답을 내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 산디야와 같은 푸드테크 창업자들의 생각이다.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를 (형용모순처럼 들리지만) 만드는 민금채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쌓여가는 곡물 재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에서 지구인컴퍼니를 창업해 언리미트(Unli-Meat)라는 식물성 대체 고기를 개발하는 데 이르렀다. 이 시장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푸드는 코로나 이후 축산업 및 육가공업 밸류체인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층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식물성 대체 고기가 지구 환경의 관점에서 소고기보다 훨씬 나은 대안이 되려면, 단순히 식물성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탄소 발자국을 제대로 줄이는 로컬 밸류체인이 만들어지고, 그 '식물성 원료'가 어떤 식으로 생산·공급되는지 고민하는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민금채 대표를 만난 지 2년여, 그녀의 목표와 고민이 점점 자라나가는 데 거듭 경탄한다.
전 세계 비즈니스와 인류의 삶을 재편한 키워드가 2000년대에는 인터넷이었고,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이었다면, 머잖아 '기후 위기'가 그런 키워드가 될 것이다.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와 온 지구를 휩쓰는 팬데믹.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냈던 조천호 박사는 "산업화 이후 인류는 불과 100년 만에 지구 기온을 1도 높였다. 자연 스스로 일어나는 변화 속도보다 25배 빠르다. 젠가 게임처럼 블록이 하나둘 빠져도 처음에는 유지가 되지만 언젠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고 말한다. 지난 5일에는 캐나다 북극의 만년설 두 곳이 5000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CNN의 보도도 있었다. 북극권 영구 동토층의 면적은 점점 감소하고 있고, 이는 1년 내내 얼어붙어 있던 이 땅이 머금었던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2018년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전 목표였던 2도가 너무 위험하다는 데 뜻이 모였던 것이다. 1.5도를 지키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에는 화석연료를 거의 쓰지 않아야 한다. 영구 동토층이 녹아 쏟아져나올 이산화탄소는 셈하지 않은 계산이다.
새우와 소고기를 먹느라 기후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또 이제 와서 배양한 새우나 식물성 대체 고기를 먹자는 게 한가로운 소리라는 사람도 있을 터다. 그러나 다르게 먹는 방법, [그리고 다르게 이동하는, 다르게 거주하는, 다르게 발전(發電)하는 방법]을 창조하는 과학자와 창업자가 천 명, 만 명 더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1.5도 저지선을 방어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1.5도가 아니라 2도로라도 방어하면 다행일 수도 있다. 그렇게 더 뜨거워진 지구에서 인류를 먹이려면, 실험실에서 배양한 새우나 곡물로 만든 소고기는 '윤리적 소비'의 선택지가 아니라 필연적인 도착지일 것이다. 더 이상 새우를 양식할 만한 해안 지대나 소를 먹일 초지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August 18, 2020 at 01: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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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컬처] 새우가 소고기 대비 온실가스 4배 배출한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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